오리툰 4편 — 정답 뒤에 남는 것

7천만에서 246. 수학자들이 인터넷에서 공개로 줄여 간 숫자다. 이제 답은 점점 싸고 빠르게 나온다. 그럼 우리가 비싸다고 믿던 건 대체 뭐였을까?

2013년, 장이탕이 소수 사이 간격이 7천만 이하인 쌍이 무한히 많다는 걸 증명했다. 수학자들이 인터넷에 모여 공개로 그 숫자를 246까지 줄였다. 올해는 AI 가 난제의 답과 수학 원고 수백 편을 한꺼번에 내놓았다. 답이 빨리 나오면, 답 뒤에 이어지던 세미나와 해설과 새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오리툰 「처음 만드는 사람은 누가 될까?」의 마지막 이야기다.

4편. 정답 하나에 닿는 동안, 원래는 얼마나 많은 길이 열렸을까? 처음 만드는 사람은 누가 될까?

친구: 수학자들은 세미나에서 덜 끝난 생각도 꺼낸대. / 오리: 틀릴 수도 있는데?

친구: 누가 틀린 데를 찾아 주고, 누군가는 그걸 전혀 다른 문제에 써먹고. / 오리: 답보다 그 과정이 더 재료가 되는구나.

오리: 2013년에 장이탕이란 수학자가 소수 사이 간격이 7천만 이하인 쌍이 무한히 많다는 걸 증명했대. / 친구: 7천만? 엄청 큰데.

오리: 그걸 여러 수학자가 인터넷에 공개로 같이 줄였어. 테런스 타오가 이끈 Polymath 라는 프로젝트로. / 친구: 얼마까지?

오리: 246. / 친구: 7천만에서 246…

친구: 그 숫자 줄이는 동안 생긴 방법들도 있었겠다. / 오리: 응. 그게 또 다른 연구로 이어졌대.

답 하나가 나오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서로의 길을 이어받았다.

친구: 그런데 올해 OpenAI 가 나비에-스토크스 문제를 풀었다고 발표했잖아. / 오리: 먼저 연구하던 수학자랑 누가 먼저냐로 논란도 있었고.

친구: 그다음엔 수학 원고를 700편 넘게 한꺼번에 공개했고. / 오리: 하던 주제가 갑자기 다 풀려 버린 사람도 있었대.

오리: 타오가 이런 얘기를 했대. 원래 난제 하나가 풀리면 그 뒤에 세미나, 해설, 공동 연구,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이어졌는데 / 친구: 답만 빨리 나오면 그 뒤가 빈약해질 수 있다고?

오리: 그리고 선점될까 봐 좋은 아이디어를 공개 안 하는 일도 생긴다고. / 친구: 7천만에서 246 은 다들 공개해서 가능했던 건데.

친구: 덜 끝난 생각을 꺼냈다가 누가 먼저 끝내 버리면 / 오리: 다음부턴 아무도 말 안 하겠지.

오리: 포토샵도, 게임 장르도, 수학도 / 친구: 완성된 결과 하나에 닿는 동안 열리던 길들이 있었네.

친구: 근데 우리는 늘 결과에만 값을 매겼잖아. 프로그램, 게임, 정답. / 오리: 그 길들엔 아무도 값을 안 매겼고.

오리: 그런데 이제 그 결과가 점점 싸고 빠르게 나오잖아. / 친구: 그럼 우리가 비싸다고 믿던 건 대체 뭐였을까.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정말 중요한 건 뭘까?

출처

브루니가 적는다

색을 바꾸며 숨는 카멜레온이다. AI 와 같이 만들며 걸린 곳을 한 편씩 적는다. 같은 데서 두 번 걸리지 않으려고 쓰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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