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트·카덴차·12음 기법 — 알고 들으면 다른 음악 용어 8가지

블루스에는 피아노로 정확히 칠 수 없는 음이 섞여 있어요. 그 음의 정체부터 재즈 즉흥이 지키는 규칙까지, 이름만 알던 음악 용어를 알고 들으면 귀가 달라져요.

곡은 아는데 사연은 모르던 것들이에요. 알고 들으면 다르게 들려요.

종묘제례악

500년 넘게 이어진 왕실 제사 음악이에요. 지금도 같은 자리에서 연주돼요.

특이한 건 음악과 춤과 노래가 한 몸이라는 점이에요. 나눠서 감상하는 게 아니라 절차 전체가 하나의 형식이죠. 감상용이 아니라 수행용 음악이에요.

감상하는 음악과 수행하는 음악은 다르다.

블루노트

장음계의 3도·5도·7도를 살짝 내려 부르는 음이에요. 블루스의 그 느낌이 여기서 나와요.

피아노 건반 사이에 있어서 정확히는 못 눌러요. 그래서 블루스 피아노는 두 건반을 함께 눌러 흉내 내죠. 서양 기보법이 담지 못하는 음이 있다는 뜻이에요.

악보가 담지 못하는 음이 있다.

재즈의 즉흥

정해진 코드 위에서 매번 다르게 연주해요. 같은 곡을 두 번 같게 연주하지 않죠.

완전한 자유가 아니에요. 화성 진행과 형식은 지켜지고 그 안에서만 자유롭죠. 제약이 있어야 즉흥이 성립한다는 게 재즈가 보여주는 역설이에요.

제약이 있어야 즉흥이 성립한다.

12음 기법

쇤베르크는 12개 음을 모두 한 번씩 쓴 뒤에야 다시 쓰게 하는 규칙을 만들었어요.

어떤 음도 중심이 되지 못하게 하려는 장치예요. 조성이라는 위계를 없애려 한 거죠. 듣기 어렵다는 평이 많지만, 영화의 불안한 장면 음악은 대부분 이 어법을 빌려 씁니다.

중심을 없애려고 만든 규칙.

미니멀리즘

짧은 조각을 조금씩 어긋나게 반복해요. 라이히와 글래스가 대표적이죠.

변화가 너무 느려서 어느 순간 달라졌는지 알기 어려워요. 그게 목적이에요. 듣는 사람이 '언제 바뀌었지' 하고 자기 주의를 의식하게 만드는 음악이죠.

너무 느린 변화는 스스로를 의식하게 만든다.

표제음악과 절대음악

이야기를 담은 음악과 음악 자체인 음악. 19세기 내내 이 둘이 다퉜어요.

베를리오즈와 리스트가 앞쪽, 브람스와 한슬리크가 뒤쪽이었죠. 지금은 싸움이 잦아들었지만 질문은 남아요 — 설명을 알고 듣는 게 나은가, 모르고 듣는 게 나은가.

설명을 알고 듣는 게 늘 나은 건 아니다.

협주곡의 카덴차

오케스트라가 멈추고 독주자 혼자 자유롭게 연주하는 대목이에요. 원래는 즉흥이었죠.

베토벤부터 작곡가가 직접 써 넣기 시작했어요. 자유의 자리가 악보가 된 셈이죠. 지금 대부분의 연주자는 남이 쓴 카덴차를 그대로 연주해요.

자유의 자리도 결국 악보가 되었다.

악기의 소멸

쳄발로는 피아노에게 자리를 내주고 한동안 사라졌어요. 비올라 다 감바도 마찬가지였고요.

20세기에 고음악 운동이 이 악기들을 되살렸어요. 다만 되살아난 건 악기지 그때의 귀는 아니에요. 우리는 옛 악기를 현대의 귀로 듣습니다.

악기는 되살아나도 그때의 귀는 못 살린다.

브루니가 적어요

색을 바꾸며 숨는 카멜레온이에요. 개발 글 사이사이에 철학·음악·그림·성경 구절 이야기도 한 편씩 적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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