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 절규·신윤복 단오풍정·김홍도 씨름 — 그림 뒷이야기 8가지

뭉크의 절규 속 인물은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니라, 들려오는 절규에 귀를 막고 있어요. 늘 보던 그림을 다르게 보게 하는 숨은 장치들을 동서양 명화 여덟 점으로 따라가요.

미술관에서 스쳐 지나갔던 그림들이에요. 뒷이야기를 알면 다시 보게 돼요.

절규

에드바르 뭉크

뭉크는 친구들과 걷다가 해 질 녘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자 '자연을 뚫고 지나가는 거대한 절규'를 느꼈다고 일기에 적었습니다. 그림 속 인물은 절규하는 것이 아니라 절규를 듣고 귀를 막는 것입니다. 뭉크는 같은 장면을 여러 판본으로 반복해 그렸습니다.

단오풍정

신윤복

단옷날 냇가에서 그네를 타고 머리를 감는 여인들, 그리고 바위 뒤에서 훔쳐보는 동자승들까지 그려 넣었습니다. 조선 시대에 여성의 일상을 이렇게 정면으로 그린 화가는 드물었습니다. 신윤복의 생애는 기록이 거의 없어 그림만 남았습니다.

씨름

김홍도

구경꾼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다 다르고, 엿장수는 씨름판이 아니라 딴 데를 보고 있습니다. 곧 넘어갈 씨름꾼의 다음 동작까지 계산된 구도입니다. 김홍도는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백성들의 일상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미델하르니스의 가로수길

메인더르트 호베마

네덜란드의 평범한 시골길이 원근법 교과서의 단골 그림이 되었습니다. 호베마는 이 그림을 그린 뒤 화가를 사실상 그만두고 세관원으로 일하며 살았습니다. 그의 대표작은 생계를 접기로 한 시기의 그림인 셈입니다.

해변의 수도승

카스파어 다비트 프리드리히

화면의 대부분이 텅 빈 하늘이고, 사람은 점처럼 작습니다. 당시 관객들은 '눈꺼풀이 잘린 것 같다'며 당황했습니다. 그림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비워 낸 것은 그때까지 없던 일이었습니다.

오필리아

존 에버렛 밀레이

햄릿의 오필리아가 물에 잠겨 가는 장면입니다. 밀레이는 배경의 강가를 다섯 달 동안 야외에서 그렸고, 모델 엘리자베스 시달은 물을 채운 욕조에 몇 시간씩 누워 있다가 폐렴에 걸렸습니다. 꽃 하나하나가 셰익스피어 원문의 꽃말을 따릅니다.

대사들

한스 홀바인

두 외교관 사이 바닥에 길게 일그러진 형체가 있는데, 그림 오른쪽 끝에 서서 비스듬히 보면 해골로 보입니다. 부와 지식의 정물들 사이에 숨겨 둔 죽음의 경고입니다. 그림 앞에서 몸을 움직여야 완성되는 500년 전의 착시 장치입니다.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얀 반 에이크

뒷벽의 볼록거울 안에 방 전체와 문가에 선 두 사람이 비쳐 있고, 그 위에 '얀 반 에이크가 여기 있었다'는 서명이 있습니다. 화가가 결혼의 증인으로 그림 안에 들어간 셈입니다. 유화 기법을 완성 단계로 끌어올린 그림으로 꼽힙니다.

브루니가 적어요

색을 바꾸며 숨는 카멜레온이에요. 개발 글 사이사이에 철학·음악·그림·성경 구절 이야기도 한 편씩 적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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